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 올리비아 핫세, 73세로 별세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순수한 줄리엣 역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여배우 올리비아 허시(Olivia Hussey)가 27일(현지 시간), 7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버라이어티 등 보도에 따르면, 허시는 캘리포니아 주 자택에서 가족들의 곁에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195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시는 이후 영국으로 이주하여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68년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이 만든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이 영화에서 15세의 나이에 줄리엣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고, 1969년 골든 글로브 신인상까지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 작품은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허시는 청순한 줄리엣의 대표적 이미지로 지금도 기억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그녀의 이름을 'Olivia Hussey' 대신 일본식 발음인 '올리비아 핫세'로 부르며, 이 발음이 그대로 한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허시는 10대에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그 후 한동안 방황했다고 고백했다. 2018년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고, 갑자기 슈퍼스타가 되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이후에도 블랙 크리스마스, 나일 강의 죽음, 아이반호, 마더 테레사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2022년, 71세의 나이에 허시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함께 작업했던 배우 레너드 위팅과 함께 영화사 파라마운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영화 촬영 당시 베드신이 사전 동의 없이 나체로 촬영되었다며 5억 달러(약 6,400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소송은 기각되었다.
허시는 세 차례 결혼을 통해 세 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그녀의 딸 인디아 아이슬리도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남편 데이비드 글렌 아이슬리, 자녀 알렉스, 맥스, 인디아와 손자 그레이슨이 있다.